갑자기 배가 아플 때 과식이나 변비, 장염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맹장염이나 담석, 요로결석처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통증이 참을 만한지 여부만으로 응급실 방문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급성 복통은 갑자기 발생하거나 이전보다 뚜렷하게 심해지는 통증을 말한다.

복통은 위와 장뿐 아니라 쓸개, 췌장, 신장, 요로 등 여러 장기에서 비롯될 수 있다. 흔한 원인은 소화불량과 위장염이지만, 배가 심하게 부풀고 대변이나 방귀가 나오지 않는다면 장폐색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맹장염은 배꼽 주변이나 명치에서 시작된 통증이 오른쪽 아랫배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일 수 있으며 메스꺼움, 구토,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가 늦어져 맹장이 터지면 복강 내 염증이 퍼지는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담석증은 명치나 오른쪽 윗배 통증이 흔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아프거나 통증이 오른쪽 어깨와 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열과 오한, 황달이 함께 나타나면 염증 가능성이 있다.

요로결석은 옆구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아랫배와 사타구니로 이어질 수 있다. 극심한 통증과 통증이 가라앉는 상태가 반복되며 소변에 피가 섞이기도 한다. 다만 복통의 위치나 양상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참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거나 빠르게 악화하는 통증은 장기 염증이나 천공 등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피가 섞인 구토, 선홍색 혈변, 검고 끈적한 변은 소화기관 출혈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상이다. 어지럼증과 식은땀이 함께 나타나거나, 반복적인 구토·고열·오한이 있거나, 복부 팽만과 함께 대변 및 방귀가 멈춘 경우에도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기절이나 의식 저하, 호흡곤란, 가슴 통증까지 동반되면 심장·혈관 등 다른 응급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직접 운전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는 통증을 완화하는 동시에 원인 질환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둔다. 수액과 진통제, 구토를 가라앉히는 약 등을 사용하며, 구체적인 방법은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달라진다. 울산엘리야병원 응급의학과 한정우 과장이 관련 정보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