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을 포장에서 꺼내지 않은 채 삼킨 80세 여성이 대장 천공과 심각한 감염으로 숨진 사례가 공개됐다. 베트남 보건부 산하 의학 전문매체 ‘수크 호에 바 도이 송’은 지난 3일 호찌민 의약대학병원이 밝힌 사례를 보도했다. 여성과 가족은 포장째 약을 삼킨 사실을 당시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은 복통과 메스꺼움, 고열, 호흡곤란이 하루 동안 이어져 응급실을 찾았다. 복부 CT 검사에서 이물질로 인한 대장 천공 가능성이 제기됐고, 응급수술 과정에서 포장에 든 채의 알약이 발견됐다. 포장의 모서리가 대장에 구멍을 내면서 고름이 고이고 심한 감염이 발생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수술과 항생제 치료를 하고 인공호흡기 및 지속적인 혈액투석 치료도 시행했지만, 여성은 감염에 따른 패혈성 쇼크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병원은 여성이 어떤 경위로 포장째 약을 삼켰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블리스터 포장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막으로 알약을 하나씩 감싼 형태다. 알약이 든 부분을 잘라내면 모서리가 날카로워질 수 있으며, 이를 삼킬 경우 식도에 걸리거나 위·장 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장에 구멍이 생기면 장 내용물과 세균이 복강으로 유출돼 고름이나 염증을 일으키고, 감염이 악화하면 쇼크와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 측은 여러 약을 매일 복용하는 고령층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력이 좋지 않거나 손이 떨리는 사람, 틀니를 사용하거나 기억력이 떨어진 사람, 여러 알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사람은 포장째 삼키는 사고 위험에 더 유의해야 한다. 삼킨 직후 증상이 없더라도 통증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고, 포장 조각은 엑스레이나 일부 CT 검사에서 잘 보이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수도 있다.
병원은 약의 종류·용량·복용 시간을 밝은 곳에서 확인하고, 알약을 포장에서 완전히 꺼낸 뒤 포장 조각이 남지 않았는지 살펴 복용하라고 권고했다. 포장된 약을 입에 넣어 이로 뜯거나 빨아 꺼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혼자 약을 챙기기 어려운 고령자는 보호자가 포장 제거 여부를 확인하고, 약을 미리 약통에 나눠 담으려면 빛이나 습기에 민감한 약이 있는지 약사에게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다. 포장째 삼켰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