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신약과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신속한 허가를 위해 심사관이 과학적 근거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책임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선례가 부족한 의약품은 기존 사례에 기대기 어려운데, 심사 뒤 감사나 징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극적인 판단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성일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규제특위 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은 5일 오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공동포럼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양 위원장은 혁신 신약과 첨단바이오의약품은 기존 심사 사례가 부족해 신속 심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규제 혁신을 위해서는 심사관에게 합리적인 책임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이 제안한 방안은 ‘소신 심사 보호제’다. 심사관이 정해진 절차를 지키고 판단 근거를 충실히 기록했으며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감사·징계 책임을 묻지 않도록 제도화하자는 취지다. 현재 적극행정 면책제도 등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심사 업무의 특성을 반영한 보호 기준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구체적인 보호 요건으로는 심사 절차 준수, 판단 근거 기록, 관련 기관과의 협의가 제시됐다. 보호 방안으로는 감사·징계 면책의 명문화와 소송 대응 지원, 직무 배상책임보험 등이 거론됐다. 이는 제안 단계의 방안으로, 심사관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절차와 근거를 갖춘 판단을 보호하자는 내용이다.

심사 전문성을 조직 안에 축적하기 위한 기반 마련도 필요하다고 양 위원장은 강조했다. 첨단 모달리티 전담 심사팀을 구성하고 전문 심사관을 육성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자는 것이다. 새로운 치료 기술은 기존 의약품과 다른 특성과 심사 쟁점을 가질 수 있어 개별 심사관의 경험에만 의존하기보다 분야별 전문성을 조직적으로 축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심사 단계별 실제 소요 기간을 공개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제안했다. 양 위원장은 규제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집행하는 심사관이 안심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