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기침과 하기도 감염이 반복돼 폐암 의심을 받았던 72세 남성의 오른쪽 기관지에서 3년 전 잃어버린 치아가 발견됐다. 치아가 기도를 막아 주변에 염증과 육아조직이 생겼고, 이 조직이 내시경 검사에서 종양처럼 보였던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이집트 기관지학 저널(The Egyptian Journal of Bronchology)’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성 엘리자베텐 병원 의료진이 보고한 이물질 흡인 증례가 실렸다. 환자는 간헐적으로 가래가 섞인 기침을 했고 하기도 감염이 되풀이됐다. 항생제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재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오른쪽 폐 아래쪽 기관지가 완전히 막혀 있고 염증이 심한 상태가 확인됐다. 기관지 내시경 검사에서는 혈관이 얽힌 듯 붉고 매끄러운 덩어리가 관찰됐다. 의료진은 신경내분비세포에서 발생하는 기관지 카르시노이드 종양 가능성을 의심해 절제에 나섰다.
올가미와 냉동 탐침으로 조직을 제거하던 중 기구에 잘 붙지 않는 하얗고 단단한 물체가 걸려 나왔다. 집게로 꺼낸 물체는 사람의 치아였다. 검사에서 암세포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의료진은 치아가 기관지에 머무는 동안 주변 조직을 자극해 만성 염증과 육아조직 증식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했다. 이 조직이 붉은 종양처럼 보였다는 설명이다.
환자의 과거 병력도 원인을 추정하는 단서가 됐다. 그는 3년 전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부러진 치아 하나가 사라진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당시 치아가 기도로 들어갔을 가능성은 알지 못했다. 의료진은 의식을 잃은 사이 치아가 기도로 유입돼 오른쪽 기관지를 따라 폐 깊숙이 들어간 것으로 봤다.
치아를 제거한 뒤 막혔던 기관지가 다시 열렸고, 환자의 기침과 감염 증상도 사라졌다. 연구진은 성인의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가도 의식 소실 등의 상황에서는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원인을 알기 어려운 기침이나 폐렴이 반복될 경우 과거 치아 손상이나 실신 등 이물질 흡입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