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와 케일, 비트, 콩류를 식단에 꾸준히 포함하는 것이 혈압과 혈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설명이 나왔다. 미국 심장내과 전문의 마르샬 룬게 박사는 최근 영양 매체 이팅웰 인터뷰에서 이들 식재료를 심혈관 질환 위험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식이섬유와 항산화 물질, 비타민 K, 질산염 등이 염증 억제와 혈압 조절, 혈관 보호에 관여한다는 설명이다.
브로콜리에는 식이섬유와 십자화과 채소의 식물성 화합물인 설포라판이 들어 있다. 2022년 메타분석은 브로콜리 새싹 관련 임상시험 10건을 분석해 섭취 후 수축기 혈압이 평균 10.9㎜Hg, 이완기 혈압이 6.95㎜Hg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는 섭취군의 시작 시점과 비교한 변화이며 대조군을 둔 연구는 7건이었다. 2010년 네덜란드 임상시험에서는 고혈압 환자들이 건조 새싹 10g을 4주간 섭취해도 혈압과 혈관 내피 기능에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2024년 호주 퍼스에서 50~75세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은 십자화과 채소 섭취가 경도 상승 혈압을 낮춘다고 보고했다.
케일 100g에는 비타민 K가 390㎍ 들어 있어 하루 적정 섭취량인 65~75㎍보다 많다. 비타민 K는 혈관의 칼슘 축적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데 쓰인다. 2025년 5월 유럽영양학저널에 실린 호주 관찰연구는 평균 75.1세 여성 1436명을 14.5년 추적했다. 비타민 K1 섭취량이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보다 경동맥 내중막 두께가 5.6% 얇았고, 동맥경화성 혈관질환 사건 위험은 29%, 사망 위험은 43% 낮았다. 입원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관찰연구인 만큼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
비타민 K는 와파린 등 항응고제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해당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섭취량을 바꾸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비트의 질산염은 체내에서 혈관을 넓히는 산화질소로 전환된다. 2024년 스웨덴 연구진이 고혈압 성인 349명이 참여한 임상시험 11건을 분석한 결과, 비트 주스로 질산염을 하루 200~800㎎ 섭취한 군은 위약군보다 진료실 수축기 혈압이 5.31㎜Hg 낮았다. 다만 근거 확실성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콩류는 육류를 대신할 경우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병아리콩·렌틸콩·강낭콩의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에서 담즙산이 재흡수되는 것을 막고, 간이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담즙산을 만들도록 하는 과정과 관련된다. 콩류의 칼륨과 마그네슘은 나트륨 배출과 혈관 이완에도 관여한다. 2014년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실린 메타분석은 코호트 연구 5건을 종합해 콩류를 100g씩 주 4회 먹는 사람의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14% 낮았다고 보고했다.
룬게 박사는 병아리콩과 브로콜리를 넣은 샐러드, 케일과 통곡물을 곁들인 곡물볼 등을 식단 예로 들었다. 다만 개별 식재료의 효과는 연구 설계와 대상, 섭취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일부 결과는 관찰연구 또는 근거 확실성이 낮은 분석에 기반한다. 식품 섭취를 질환 치료의 대체 수단으로 해석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