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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s가 다시 찾아왔다

2024년 6월 13일 4: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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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urn of the Mers (메르스의 귀환)



우리는 병을 고치기 위해서 병원에 간다. 가볍고 일반적인 병부터 목숨이 위태위태한 심각한 병까지 다양한 병들을 고치는 게 병원의 존재이유이다. 하지만 세상의 질병들은 늘 형태를 바꾸며 진화해 간다. 병원에 가서 동일한 병명으로 진단을 받더라도 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종류는 과거와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화두 중 하나는 끊임없이 변해가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다양한 임상 경험과 제약회사들의 의약품은 이런 바이러스 전쟁을 위한 중요한 무기가 된다. 병원과 환자의 승리 확률이 조금 더 높기는 하지만 그건 질병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개체(숙주)를 늘리고 강해져간다.



요 몇 년 사이 흥미로운 전염병사건이 있었다. 사스와 메르스이다. 사스는 몇 년 지나 이미 기억에서 잊혀쳐 가지만 메르스는 얼마전 다시 고개를 들며 대한민국을 두려움에 빠트렸다. 두 질병은 감기계열의 바이러스성 질병이고 호흡기 전염이 된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지만 병원입장에서는 사후결과가 많이 달랐다. 사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닭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처음에는 동물에게만 치명적이었으나 변종이 발생되면서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되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동북아시아 등에서 급속히 유행하였다. 치사율은 25세 이하 젊은이는 1%정도로 낮지만,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겐 거의 50% 정도의 높은 치사율을 보였다.

메르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낙타에게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을 발생시키며,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며 치사율은 20%~40%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사스는 아시아권의 15억 이상의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창궐하였고 메르스는 인구 1억명 정도의 아라비아 반도지역에서 낙타와 접촉한 일부에게서 발병한 병이었다. 이러한 발생배경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사스에 대한 예방 및 치료제는 사업성을 인정하여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타미플루라는 의약품을 개발하였다. 하지만 메르스에 대해서는 아라비아반도의 풍토병정도로 생각하여 아직도 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미비한 실정이다.



전 세계 의학 치료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다국적 제약사들의 의사결정은 병원과 환자들의 생존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사스는 치료제가 개발됨에 따라 감염자 확인, 격리수용, 치료제 투입이라는 단계적 조치를 취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고 사스는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생겨나 외래환자 증가로 병원과 제약회사에 경제적인 이득도 안겨주었다.

하지만 메르스는 현제 임상시험이 끝난 공인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메르스 환자가 있는 병원과 그 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진 및 관계자들까지 사회적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메르스 발병하면 병원은 기존 입원 환자를 대피시키고 메르스 환자에 대해 경리병실을 운영한다. 당연히 병원방문자가 통제되기 때문에 업무상에 지장이 생기고 외래환자 급감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 여기에 응급실마저 제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의 생명도 위험해진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제약회사들의 경영논리는 의료 전달 체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에 메르스 재발 사태를 보며 몇 년 전 공포가 다시 엄습해 왔는데 다행히 과거의 교훈을 잊지 않고 초동대처가 잘 이루어진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치료제 개발만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이다. 세계보건기(WHO)에서 치료제를 개발하면 좋겠지만 전 세계적인 보건문제에서 메르스는 하위권이다. 향후 10년 안에 드라마틱한 치료제 개발도 어려워 보인다. 현재는 개인적으로 외출이후 귀가 시 손 위생에 신경 쓰고 피치 못해 위험지역을 여행할 경우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예방책이 없다.

대한민국 제약사 중에서 이 몹쓸 질병의 치료제가 개발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울 것이다. 이러한 연구에 국가도 힘을 실어 주며 한 몫 했으면 한다. 바이러스 연구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의학계에 종사자들의 희생과 봉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