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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구: '제8요일'과 건강의 상관관계>

2024년 6월 13일 4: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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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여덟째 날 조지를 만들었는데, 보기에 참 좋더라. 천사의 병, 다운증후군

영화 ‘제8요일’은 사람들에게 따돌림 받는 다운증후군 환자 조지와 일에만 몰두하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아리가 우연한 사고로 만나 짧은 여정을 함께 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담담히 보여준다. 영화는 내레이션이 흐르면서 시작된다.

"신은 첫째 날 태양을 만들고, 두 번째 날에 바다를 만들었다. 셋째 날에 레코드를 만들고 넷째 날에는 TV를 만들었다. 또 다섯째 날에는 풀밭을 만들고 여섯째 날에 인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일요일에 쉬었다." 조지는 신이 여덟 번째 날, 자신을 창조했다고 믿는 다운증후군 환자다.



몽골리즘이라 불렸던 다운증후군

다운증후군이란 사람의 46개 염색체 가운데서 21번째 염색체의 수가 1개 더 많아서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이다. 양쪽 눈썹 사이가 넓고, 코와 머리 뒤통수가 납작하고 넓어 동양 사람의 머리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몽골리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생존출생아 600~800명 가운데 1명 꼴로 이 질환을 보인다. 영화에서 조지는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몽골리안'이라며 놀리듯 말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 갖고 있는 다운증후군에 대한 놀림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저 자신이 몽골인의 혈통을 가진 몽골족의 후예라고 인식한다. 자신의 여자 친구와 함께 드넓은 아시아벌판을 다스리는 몽골족의 통치자가 되는 상상까지도 하며,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다운증후군 환자가 주의해야 할 질환

아리와 조지가 우연한 사고로 만나 아리의 집에서 하루 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조지는 냉장고에 있는 여러 음식을 꺼내 먹다가 초콜릿을 먹고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초콜릿 알레르기가 있었던 것이다.

다운증후군 환자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출생한 다운증후군 환자의 약 반 수가 심장기형이 있고, 청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성장하면서 굴절이상, 사시 등 안과 질환도 증가한다. 또 대사율이 낮기 때문에 비만이 되기 쉽다. 이 외에도 관절염, 당뇨, 백혈병,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같은 많은 질환들이 다운증후군 환자에게서 더 자주 일어난다. 특히 다운증후군 환자는 행동장애 및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알츠하이머병의 이환율이 2-3배 높게 나타난다.

갑상선 이상 또는 청력 장애 등이 있으면 발달 장애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상이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발달 지체나 지능 저하는 특수 교육이나 조기 훈련에 의해 어느 정도 교정이 가능하다. 언어 발달의 장애가 현저하므로, 교육에 있어서 심리, 언어학적 방향에 특히 중점을 두어야 한다. 심장질환, 소화기 기형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은 일찍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산전 검사로 태아의 이상 유무 확인 가능해

임산부나 그 가족은 임신 기간 내내 태아가 건강할까 걱정을 하게 된다. 선천성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는 약 3% 정도고, 이중 1%는 심각한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다. 다운증후군의 산전 진단으로는 35세 이상의 임산부에서 융모막 채취나 양수 천자를 통한 염색체 분석을 권하며, 35세 이하에서는 산전 선별 검사로 진단한다. 신생아 시기부터 기형, 신체 모습 이상, 발달 이상 등을 고려하여 의심이 되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 다운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질환 자체가 모든 신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여러 분야에서 협진 진료를 통하여 전인적 관리와 치료가 평생 동안 필요하다.

인내심 강하고, 애정이 많아 천사병으로도 불려

다운증후군은 일명 천사병이라고도 불린다. 다운증후군 환자들은 천사처럼 봉사정신과 인내심이 강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영화에서 아리는 때 묻지 않고 순진한 영혼을 가진 조지를 만나 마음의 위안을 찾고 멀어졌던 가족과 화해하게 된다. 주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멸시 당하던 조지는 아리를 통해 조금씩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다운증후군 환자의 지능 지수는 낮지만 다른 일반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수명도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제도의 보강으로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사회에서 일반인과 섞여 지낼 수 있는 수 있는 기회가 증가돼야 한다.

조지 역할을 맡은 실제 다운증후군 환자인 Pascal Duquenne(파스칼 뒤겐)의 연기는 다운증후군 환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기 충분하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가족에 대한 사랑과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