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건강 이야기-3> '4인용 식탁' 탐구하기
[영화 속 건강읽기03 - 4인용 식탁]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무 곳에서나 잠이 드는 기면증 - 4인용 식탁
강정원은 지하철에서 어린 아이들의 죽음을 목격한 뒤 식탁에서 자꾸만 아이들의 귀신을 보게 된다. 그로 인해 정원의 일상은 공포로 변해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기면증으로 대로변에서 갑자기 잠들어버린 여자 정연을 만난다. 정연이 자신처럼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원은 정연에게 자신을 괴롭히던 악몽에 대해 털어놓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정연을 통해 자신의 기억하지 못하는 7살 이전의 일을 각성하게 된다.
자신의 과거에 얽힌 무서운 비밀을 알게 되자 더 큰 혼란에 빠진다.
깨야 할 때 자는 중추신경 이상 질환, 기면증
정연은 장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쓰러지듯 잠이 드는 증세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정연이 앓고 있는 병은 기면증이다.
기면증은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자고 깨야 할 때가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는 질환이다.
마비와 혼수를 뜻하는 그리스어 'narke'와 발작의 'lepsis'의 합성어(Narcolepsie)로, 프랑스인 약사 젤리노가 1880년 처음 사용했다. 이후 의사들은 1979년 기면증을 수면질환으로 진단내리고 특발중추성과다수면과 함께 과다졸림 질환으로 분류했다. 또 1차 국제기면증심포지엄에서는 기면증을 ‘과다한 주간 졸림과 렘수면의 비정상적인 형태로 구성된 하나의 증후군’으로 정의했다.
우리나라는 발작성 수면 및 탈력발작으로 등록하고 2009년 5월부터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의 치료와 지원을 돕는 헬프라인에 의하면 국내 기면증 환자수는 8만여명 정도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지금까지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수면과 각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히포크레틴(hypocretin-1)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멜라토닌은 잠이 들게 하는 호르몬인데 반해 히포크레틴은 사람을 깨어 있게 하는 각성 호르몬이다.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히포크레틴은 뇌 전체에 각성 신호를 보내 사람을 깨어 있게하는데 기면증 환자의 80% 정도는 뇌척수액의 히포크레틴 농도가 측정이 안 될 정도로 떨어져 있다. 즉 히포크레틴이 부족해 주간에 졸음이 온다는 것이다.
또 뇌졸중, 뇌종양처럼 뇌에 이상이 생긴 뇌질환자나 자기면역질환자, 사고로 인해 두부외상을 입은 환자도 생길 수 있다.
의식은 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아
가장 흔한 증상은 수면발작(sleep attack)으로, 참을 수 없는 수면이 엄습해 오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수업을 하거나 버스를 타고 있거나 혹은 남과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아무 때나 잠에 빠져 버린다. 이 증상은 갑작스럽게 온몸 근육의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는 탈력발작(cataplexy) 증상과 함께 일어난다. 주로 웃거나 화를 낼 때 혹은 스트레스가 심할 때 일어난다. 대개 수초에서 수분 동안 증상이 지속된다.
다른 증상으로는 잠이 들 때나 깰 때의 환각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의식은 있는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수면마비(sleep paralysis)가 나타나기도 한다. 영화에서 정연도 정원에게 자신이 앓고 있는 기면증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렇게 꼭 졸도 하듯이 쓰러지는 거래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잠들어 버리는 건 아니에요. 정신은 말짱한데 몸이 그렇게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어요. 길에....”라고 자신의 증상을 설명한다. 이는 깨어 있는 동안에 REM(Rapid Eye Movement)수면이 불쑥 찾아오기 때문이다. REM수면은 꿈 꿀 때 나타나는 수면단계다. 정상적으로 잠이 들면 서서히 깊은 수면에 들어가다가 90분 정도가 지나면 REM수면 상태에 들어간다. 그러나 기면증 환자는 시도 때도 없이 REM수면이 나타나서 하루 종일 졸리고, 밤에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된다. 정상적으로는 REM수면에 이르는 시간이 필요해서 짧은 낮잠에서는 꿈을 꾸지 않는데 비해 기면증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REM수면으로 인해 잠깐 자는 낮잠에서도 꿈을 꾼다. REM수면 중에는 잠을 자고 있지만 우리의 눈은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고, 몸의 근육은 긴장이 풀어져 축 늘어진 상태가 된다. 결국 깨어 있는 동안 갑자기 렘수면이 찾아오면 흔히 가위에 눌렸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의식은 있지만 몸은 완전히 마비되어 있는 수면마비를 겪게 된다.
약물치료만 잘해도 정상생활 가능한 만성질환
기면증의 유병률은 0.002~0.18%로, 정부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정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모다피닐과 같은 중추신경자극제 또는 야간 수면을 원활하게 해주는 옥시베이트와 같은 약물치료를 잘 하면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또 유전자를 치료하거나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약이 계속 연구, 개발 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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